왜 이러고 있지, 정말 무엇을 하고 있지. 왜 이렇게 또 작아졌지, 한껏 가득 찼던 내 자신감이 다 어디로 갔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무엇도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일은 언제나 늘 생각하니까. 굳이 생각을 애써 하지 않으면 일을 생각하니까. 다 생각하지 않고, 굳이 내 시간을 훅 하고 뺏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

일은 잘 되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자꾸 꾸리고 있습니다. 긴 호흡으로 또 잘 갈 것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말 정확하고 철저하게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정도는 제법 잘 합니다.

요즘은 그런데 자꾸, 열심히 하고 있는 자신이 참 싫습니다.

밖에 나가야 할 것 같고, 사람과 애써 어울려야 할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외로이 늙어 죽을 것 같습니다.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잘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막상 나서면,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 멋진 것이 잔뜩 있는 백화점 구경이나 자꾸 합니다. 백화점은 늘 시원하고, 좋은 향기도 많고, 한껏 기대에 가득 찬 좋은 표정의 사람들도, 멋진 것들도 많습니다. 모두 엄청나게 비싼 것들입니다.

젠틀몬스터, 프리스비, 요즘은 옷에도 눈길이 많이 갑니다. 살을 잘 뺀 까닭입니다.

하나에 집중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늘 생각이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많은 돈, 넓은 집, 좋은 차, 근사한 해외 여행, 비싼 옷, 주식, 멋진 결혼, 사회적 지위, 여유, 멋진 몸, 교양, 많은 친구, 잘생긴 얼굴

자꾸 흔들립니다. 요즘은 통째로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나의 행복, 그런 것들이 자꾸 흔들립니다. 자신감은 비로소 그런 것에서 오는데, 그런 것이 정말로 흔들립니다.

음악을 쓰기도 어렵고, 글을 잘 써내기도 어렵고, 제 마음을 잘 이야기 하기도 어려워요. 말을 하느라 생각을 곰곰히 하고 있으면, 꼭 말 할 기회를 잃을 것만 같은 나날들입니다.

잘 살아내야 합니다. 변화가 또 필요한 날들일 지 모릅니다. 정말, 지나가는 젊음이 아쉽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 것 같았는데, 한참 모두 잊어버린 것도 같습니다. 다시 찾아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일을 또 벌여야 할 지 모르겠지만. 마침내 그것이, 변화가, 정말 필요한 때인 것은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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